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예쁜 그림좀 퍼가겠습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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2004년 07월 19일
정채봉/ 오세암.
향원정이라는 정자가 있었다. 마음이 청정한 사람이면 누구든 이곳에서 아름다운 향기를 대할 수 있다는 말이 전해져 오는 정자였다. 어느날 어진 임금께서 길을 가다가 이 정자에서 쉬게 되었다. 이 때 미풍에 얹혀 슬쩍 지나가는 향기가 있었다. 기가 막힌 향기였다. 임금은 수행 신하들을 불러서 부근에 피어 있는 여러 꽃을 꺾어 오도록 했다. ![]() 신하들은 뿔뿔이 흩어져 향기가 좋기로 소문난 꽃들을 한가지씩 가지고 왔다. 모란, 난초, 양귀비... 그러나 임금은 꽃을 하나하나 코에 대어보고는 고개를 저었다. 임금은 궁으로 돌아가 향 감별사를 불렀다. 그리고 말했다. "내가 향원정이라고 하는 정자에서 일찍이 대해 본 적이 없는 아름다운 향기를 만났었다. 경은 지금 곧 그곳으로 가서 그 향기가 어디의 어느 꽃의 것인지를 알아오도록 하여라." 향감별사는 그날부로 향원정에 가서 머물렀다. 날마다 코를 세우고 임금을 황홀케 했다는 그 향기를 기다렸다. 그러나 그 향기는 좀체로 나타나지 않았다. 간혹 바람결에 묻어오는 향기가 있기는 했다. 그러나 그것은 향감별사가 아니더라도 쉽게 알아맞힐 수 있는 향기였다. 작약이며, 수선화며 찔레꽃의 향기들. 여름철이 지난뒤 향감별사는 실망하여 일어났다. 그러나 얼른 발이 떨어지지가 않았다. 그는 시름없이 기둥에 머리를 대고 먼 지평선을 바라보았다. 처마끝의 풍경처럼 세상만사를 놓아버리고 하늘가를 떠가는 흰구름에 마음을 실었다. 그 순간이었다. 코를 스치는 향기가 있었다. 향감별사로서도 평생 처음 대해보는 아름다운 향기였다. '아, 이 향기가 임금님을 황홀케 한 향기로구나' 향감별사는 자리에서 일어났다. 달빛 속을 걸어 바위 가까이 다가서보니 풀이 좀 더 잘 보였다. 그런데 서너 갈래의 풀잎 사이로 고개를 숙이고 숨는 희미한 점이 있어 그를 안타깝게 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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